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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희망은 매우 위험해서 역사적으로 굴곡이 많은 단어다. 중세 유럽 · 고려 · 조선시대 어느 역사 시기던 매우 금기되는 말이라 할까, 즉 희망을 말살시킨 역사가 즐비하다. 당시 지배와 피 지배관계에서 백성들이 희망을 품으면 언젠가 그걸 이루기 위해 역성, 즉 혁명으로 세상을 뒤집으려 할지 모르기 때문에 생각 자체를 말살시켜 백성들이 희망은 부질없는 것이라 그 말을 쓰지도 않고, 정치를 혐오하며 희망을 꿈꾸는 자식들이나 젊은것들을 단속하기에 이른다. 그저 벌레처럼 꾸역꾸역 살아야 연명하므로, 희망을 꿈꿔 모난 돌이 되지 않으려 했다. 정도전이 그랬다. 세상에 망치를 든 놈은 삐쭉 튀어나온 못만 보인다고, 그래서 망치질해 못을 박아버린다고, 역사에 지배는 마치 망치를 손에 들어 튀어나온 희망이라는 못을 연일 ..

Woman & Word 2023.10.06

오염수의 영향은 즉각적이다.

보도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 다음 날 25일 이후, 각 지역 수산물 취급 업소에 손님들이 드물어서 심지어 일부 상인들은 가게 문을 일찍 닫아 버리고 만다. 이미 수개월 전 오염수 방류 소식이 나올 때부터 손님이 점점 줄더니 지금은 아예 뚝 끊겼으며, 추석 대목이 걱정될 정도이다. 결국 팬데믹 이후 소비 회복을 기대했던 수산업계가 패닉에 빠져 소비 타격이 심해지면 수산업 자체가 붕괴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수산업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소비 충격이 커질 경우, 산업과 고용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수산업계가 소비에 민감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수산물 소비량이 쌀이나 육류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근거 없는(?) 괴담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일..

Nature & Edu 2023.10.06

+ -의 세계

86년 영화 탑건 1은 냉전 시기를 그렸다면, 22년 탑건 매버릭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인지 아닌지, 적의 정체가 모호한 현실을 표현한다. 2019년 빌 게이츠가 예고했던 약 3년간의 1차 팬데믹 이후, 현실은 다극 체재로 급속히 진행 중인데, 친미 진영인 한국과 일본이 도저히 함께 할 것 같지 않을 중국과 함께 조만간 ‘한 중 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 바로 한 중 일 단일 경제 블록화를 위한 기반 다지기이다. 이에 더해 동남아시아 기구인 아세안에 한 중 일이 참가하여 ‘아세안⁺’로 확대 개편하며, 석유 수출국 기구인 중동 중심의 OPEC에 러시아가 포함되어 ‘OPEC⁺’로,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를 중심으로 G7을 능가하는 41개 국가가 연합(사우디아라비아·아..

신작 ‘미션 임파서블’

한 달이 넘어가는 장마. 종일 끈적거림과 공간을 감싸는 숨 막힘. 그리고 더위에 지쳐버려 게으름 구덩이로 만사가 다 귀찮이즘. 그래서일까? 평소 하던 온라인 소셜 디제이 포스팅도 당연히 은하계 저 멀리 있다. 그때 문득 눈에 들어온 극장 개봉영화 한편, 미션 임파서블. 역시 톰크루즈 작품은 영화관에서 즐겨야 한다. 그래서 신작 미션 임파서블을 보고 왔다. 물론 내 취향상 가격이 좀 더 비싼 돌비 애트모스 상영관에서 말이다. 이 영화는 작가의 작품성을 감상하기보다, 톰의 시대적 상징성과 CG를 능가하는 실제 촬영한 아날로그 피지컬로 물리적 나이를 뛰어넘어 톰이 직접 연기하는 스턴트까지 스토리 외적인 감동을 준다. 물론 영화 자체도 재미가 상당하여, 톰의 현란한 아날로그 몸 날림 액션과 영화관을 통으로 울리..

Cinema & Drama 2023.07.26

장마철 Blue

6월 어느 순간부터 7월 현재까지도 비가 줄기차게 내려 심리적으로 우울해질 수도 있다. 이처럼 비는 신화 • 전설 • 민담이나 각종 매체에서 비극적 사건을 암시해 준다. 하지만 차분한 분위기, 어두운 날이 선사해주는 일상적 공간의 이질화를 통해 빗소리의 아름다움이 도드라진다. 그래도 장마철에는 연속되는 비로 대기가 무척 습해서 몸의 땀이 잘 마르지 않아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동시에 우울함을 더한다. 이렇게 비가 도드라질 때, 우울의 극대화로 해탈 지경에 오르는 이런 노래가 어떨까? 여기 ‘도나도나'는 2차 대전 중인 1941년 '샬롬 세쿤다'가 곡을 쓰고, '아론 제이틀린'이 이디시어(유대인의 언어 중 하나)로 가사를 쓴다. 내용은 도살되기 위해 끌려가는 송아지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데, 진짜 의미는 나치..

Nature & Edu 2023.07.26

복날은 간다

재상 비스마르크가 독일 통일을 하였지만, 세계 식민지는 이미 열강의 차지로 그는 동양에서 협력자를 찾는데, 당시 중국의 실력자인 이홍장이 적합해 보인다. 비스마르크는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독일산 순종 셰퍼드 2마리를 엄선해 선물로 보낸다. 그리고 초조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몇 달 뒤 이홍장으로부터 서신 1통을 받는다.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이후 비스마르크는 개를 잡아먹은 이홍장에 대해 대세를 함께 도모할 수 없는 야만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래서 중국진출에 소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 둘은 20년이 더 지나서 이홍장의 세계순방길 독일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홍장의 나이는 74세였고 비스마르크 역시 나이가 많아 은퇴한 상태라 그 어떤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기..

무지와 착각

스티븐 호킹이 이런 말을 했다. “똑똑한 사람들의 문제는 멍청이들한테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 역사를 보면 최고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다크호스에게 1등의 자리를 빼앗겼다. 그처럼 노키아가 예상치 못한 애플에게 1등 자리를 빼앗겼으며, 토요타는 생각지 못한 테슬라에게 자동차 시총 1위를 넘겨주었다. 애플도 구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지금이 대규모 시대적 전환기이며, 갑자기 메타버스의 패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애플은 이러한 파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년간 준비했고 이제야 막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언제 시작되었나? 전문가들은 일반 피처폰에서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 것은 1999년 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중은 2007년 아이폰이라고 한다. 인류가 전기를..

Woman & Word 2023.07.26

6월

한해의 반이 지나간다. 그런 6월은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으로 6월 6일 현충일이 있고, 한국전쟁도 6월 25일에 발발했다. 그리고 5공 정권과의 투쟁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6월 항쟁이 있었으며, 2002 한일 월드컵도 있었다. 6월은 영어로 June. 이는 그리스 제우스의 아내 헤라와 동격인 로마 주피터의 아내 유노에서, 혹은 ‘젊은이’를 뜻하는 라틴어 ‘uniores’에서 유래한 것 같다. 6월에는 북반구에서 낮이 가장 길고, 남반구는 반대이다. 북반구에서 6월의 계절은 남반구의 12월과 같다. 즉 기상학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날은 6월 1일이며, 반대로 남반구에선 6월 1일에 겨울이 시작된다. 특히 서양에서 6월엔 결혼식이 많이 치러지는데, 그 유래 중 하나인 6월이 유노(헤라)에서 이름을 따왔..

애플의 신상

최근 애플 개발자 회의(WWDC 17)의 Key Note(Window PPT 같은)에서 '애플 비전 프로'라는 신제품을 발표하였다. 오래간만의 애플 신제품 등장이다. 이것이 나는 무척 궁금해 애플 채널에서 2시간이 넘는 ‘WWDC 17, Key Note’를 생방으로 관심 있게 지켜봤다. 사실 기계에 관심이 없으면 무척 지루한 영상이다. UP 된 다른 제품도 좋았지만, 특히 ‘애플 비전 프로’는 압권이다. 내년 출시 예정이라 확실한 건 그때 가봐야, 정확하겠지만, Key Note 발표대로 라면, 정말 엄청난 제품이다. 한마디로 2007년 잡스가 내놓은 아이폰 같은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이것은 증강현실이나 메타버스를 위한 제품이 아니다. 공간 컴퓨터이자 공간 엔터테인먼트 제품이다. 그래서 애플 CEO인 ..

캡사이신

지금 매운맛 시대인데, 동서를 막론하고 사회가 빡빡하게 돌아가니 스트레스 해소용에 가깝게 즐긴다. 그 때문인지 해외에서는 불닭볶음면이 막강한 유행이다. 사실 매운맛은 고통스러워 단맛·쓴맛·짠맛·신맛 등과 같이 존재하지 않아 입술과 혀에 통증으로만 남는다. 더군다나 공산품이나 식당에서 매운맛을 강조하기 위해 고유의 고추뿐 아니라 화학제품인 캡사이신으로 매운맛을 더 한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어떤 동물도 매운맛을 선호하지 않는다. 1만 2천 년 전, 인간은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고원지대에서 처음 고추를 맛보게 된다. 고추가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 것은 500년 전으로 우리나라 밥상 위에 붉은색 일색이 당연하지만, 이 땅에서 김치에 고춧가루를 넣어 만들기 시작한 게 18세기의 일이니 불과 200년 ..

Food Episode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