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 Word 216

착한 사람? 그냥 대중일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착하다. 그런 착한 사람이 가끔 알게 모르게 나쁜 짓을 한다. 욕망 때문이다. 반면에 나쁜 사람이 악의를 억누르려고 매일 발버둥 친다. 이것이 의외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이다. 염치(廉恥) 때문에 그렇다. 또한 부패한 사람은 자기 관계된 사람들 외 시류에 아예 신경 끄고 산다. 피해확산이 한정적이다. 하지만 사악한 사람은 전혀 다른 종이다. 그는 선악 구분이 없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며 양심과 분리된 폭력성, 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던 관심이 없어 폭력의 범위가 대단히 크다. 이들은 많이 배웠고 교묘하며 잔인한데, 대중들은 이를 인식하지만, 종종 자기 욕망에 사악함도 용인하기에 바로 그 부분에서 우리가 속한 현실을 착각한다. 지난 선거 과정이 그렇다. 여기에 부패한 사람과 나쁜 사람은 당연하..

Woman & Word 2024.04.16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2023

연말 연초가 되면 많이 쓰이는 문구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온다. 흔히 “옛것을 알아야 새것을 안다.”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조선의 정조는, 옛것과 새로운 것의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초학자들이나 하는 말이고, ‘옛것’을 익히다 보면 그 ‘옛것’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한다. 그런데 공자님의 뜻은 과연 그러할까. ‘온고이지신’에서 ‘옛것’의 의미로 ‘옛 고(古)’자가 아닌 ‘까닭 고(故)’이다. 즉 '까닭을 탐구하여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로 해석되는 게 맞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출신들이 신당을 꾸리는 중이다. 현재 있는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깨달음), 무었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온고(溫故)하지 못하여 지신(知新)하..

Woman & Word 2024.04.16

코리아 피크

어제 월드컵 예선을 보는데 상암경기장에 모인 무수한 젊은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과연 몇십 년 뒤 이럴 수 있을까?” “지하철 경로석은 일반석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불과 2027년부터 가시화되리라는 인구절벽을 말하는 것이다. 며칠 전 일본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사실상 끝나 인구절벽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성장률이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며 크게 보도했다. 그 내용이 “한국 언론에서 중국 경제를 두고 ‘피크 차이나’라는 용어를 쓰며 중국의 경제발전은 이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며 한국의 상황을 일본이 설명한다. 그러면서 “한국은 끝났다 … ”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아 이를 ‘피크 코리아론..

Woman & Word 2023.12.21

희망

희망은 매우 위험해서 역사적으로 굴곡이 많은 단어다. 중세 유럽 · 고려 · 조선시대 어느 역사 시기던 매우 금기되는 말이라 할까, 즉 희망을 말살시킨 역사가 즐비하다. 당시 지배와 피 지배관계에서 백성들이 희망을 품으면 언젠가 그걸 이루기 위해 역성, 즉 혁명으로 세상을 뒤집으려 할지 모르기 때문에 생각 자체를 말살시켜 백성들이 희망은 부질없는 것이라 그 말을 쓰지도 않고, 정치를 혐오하며 희망을 꿈꾸는 자식들이나 젊은것들을 단속하기에 이른다. 그저 벌레처럼 꾸역꾸역 살아야 연명하므로, 희망을 꿈꿔 모난 돌이 되지 않으려 했다. 정도전이 그랬다. 세상에 망치를 든 놈은 삐쭉 튀어나온 못만 보인다고, 그래서 망치질해 못을 박아버린다고, 역사에 지배는 마치 망치를 손에 들어 튀어나온 희망이라는 못을 연일 ..

Woman & Word 2023.10.06

무지와 착각

스티븐 호킹이 이런 말을 했다. “똑똑한 사람들의 문제는 멍청이들한테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 역사를 보면 최고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다크호스에게 1등의 자리를 빼앗겼다. 그처럼 노키아가 예상치 못한 애플에게 1등 자리를 빼앗겼으며, 토요타는 생각지 못한 테슬라에게 자동차 시총 1위를 넘겨주었다. 애플도 구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지금이 대규모 시대적 전환기이며, 갑자기 메타버스의 패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애플은 이러한 파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년간 준비했고 이제야 막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언제 시작되었나? 전문가들은 일반 피처폰에서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 것은 1999년 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중은 2007년 아이폰이라고 한다. 인류가 전기를..

Woman & Word 2023.07.26

ChatGPT

챗지피티, 요즘 어디선가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무언가를 질문하면 답을 해주는 인공지능 AI이다. 또한 질문의 답이 매우 정교하다. 아직 한글화는 완벽하지 않아 영어로 질문을 하고 답변도 영어로 된다. 여기에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Try Again 버튼으로 다른 답변을 요청할 수 있으며, 답에 대해 긍정 또는 부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구글번역기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ChatGPT가 가진 잠재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인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선다 피차이 CEO가 직접 언급할 정도로 경계한다. 바로 사용자가 직접 검색할 대상의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현 검색 문법을 아예 뒤바꾸어 장기적으로는 구글 · 바이두 · 네이버를 비롯한 모든 검색 엔진을 대체 할 수 있는 ..

Woman & Word 2023.02.10

설날을 마주하며

고향은 태어난 곳인가? 자란 곳인가? 보통 법적으로 실제 성장한 곳보다 명목적 출생지를 기준으로 주민등록상의 원적 · 본적은 자기의 의사와도 무관하며 자신이 인정하는 고향도 아니다. 그것은 적어도 고향이 출생지를 강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성장환경과 그곳의 추억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가부장의 고향 또는 본관을 기준으로 본인의 출생지는 무시하고 그저 선조의 ‘출신지’만을 고향으로 인정해서 본인이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어도 할아버지 · 아버지가 경상도면 자식 역시 경상도 사람이 된다. 농경시대는 명목적인 출생지, 실질적인 성장지, 선조들의 출신지 모두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인구이동이 잦은 오늘날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고향은 출생지나 성장하던 곳, 아니면 자신 의사와 무관한 남자 기준 선조들이 태..

Woman & Word 2023.01.17

글을 쓴다는 게

나의 일상에서 글을 많이 쓰고 본다. 하지만 글을 쓸 때, 과연 내 생각을 오롯이 쓴 것인지, 무의식중 어디서 본 글들을 옮긴 것인지 가름하기 어렵다. 아마 여기저기 듣고 본 것들을 많이 끄적였을 것 같다. 그건 내가 막강한 글 내공 소유자가 아님은 확실하니까! 글이란, 쇠고기 갈비 한 짝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쇠갈비 한 짝을 누가 던져 주면 고맙기는 하지만 먹기 힘들다. 글도 생각 덩어리란 것에 갈비 한 짝과 같다. 맛있는 갈비 요리가 되기 위해선, 갈비 짝 중 몇 번에서 몇 번까지는 구이용 · 찜용으로 구분하고 갈비를 세로로 길게 칼질하여 분리한 다음, 골절기에 넣어 가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서 찜용 · 구이용 모두 기름 덩어리 · 힘줄 등을 제거한다. 특히 구이용은 잘라낸 토막을, 뼈 가운데 두고..

Woman & Word 2022.11.25

징크스

빨래를 하는 날엔 꼭 비가 온다. 내가 국가대표축구를 보면 꼭 진다. 그 외 등등. 이런 징크스는 누구나 경험해 보거나, 현재 순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빨래의 예를 들어 비가 오던, 날이 맑던, 빨래를 안 할 것인가? 하긴 요즘 드럼세탁기가 많이 보급되어 건조기능이 있으니까 덜 할지 몰라도 경험상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것에 아직까지 기계가 따라오지 못한다. 아무튼 사람이 생활하는데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빨래는 해야 한다. 그걸 의식하는 순간, 여러 날 빨래를 하다보면 비가오거나 날이 좋거나 확률상 반반이다. 그렇게 징크스는 극복해나간다. 올 11월은 월드컵의 달. 내가 축구 보면 국대가 패배한다고 느끼지 말고 즐기시라. 남들 다 보며 열광하는데 축구징크스에 자신을 소외시키는 것은..

Woman & Word 2022.09.24

4차시대, 여성시대

아주 오래 전 모계사회였다. 그녀들이 종족 시스템을 관리하고 그 사회 중추로서 꽤 오랜 세월을 지탱했다. 그때는 막대한 생산력을 기반 하지 않고 필요한 양의 수렵이나 식물채취만 하면 되었다. 아무래도 힘든 수렵은 남자들이 담당했지만, 대단히 평화롭고 성의 역할에 따른 분담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대 어느 시점에 근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남자들의 생산우위가 되면서 모계씨족사회가 청동기 등 철제기구를 운용하기 시작한 남자 중심으로 힘이 이동됐고 남자의 고대국가가 형성되면서 지금까지 그 기반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당연 여자는 계급도 낮아지고 하대를 받는다. 오랜 세월이 지난, 4차 산업시대의 현대에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사실 남성 근력을 통한 생산이 이제는 필요 없어지고 많은 직종들이 장비화 전산화..

Woman & Word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