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무대를 누비며 배우로 또는 잡일로, 그리고 각본과 연출까지, 한 몸을 불사를 때가 있었는데, 무대란 잘하던, 못하던, 막이 내리고 나면, 굉장히 마음이 텅 비게 된다. 그래서 공연 뒤풀이 음주 가무로 밤을 격렬하게 지새우며 달래고 동료애를 나누던 소중한 기억이 지금도 강렬하다. 그런 추억을 되새기게 만든 드라마를 보고 한동안 먹먹해지고 말았다. 그 드라마, ‘정년이’의 마지막 대사이다. “여성국극 춘향이 향단이 방자와 이몽룡까지 모든 배역을 여자가 맡는다. 노래와 춤 연기 모든 면의 재주를 갖춘 여성들만이 국극 무대에 오를 자격을 얻는다. 무대 위에서 그들은 별천지 속에 가장 빛나는 별들이었다. 한때 국극 무대를 누볐던 많은 별은 그 이후에도 예인의 길을 걸었다. 소리꾼으로 마당극 배우로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