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세계를 강타 중이다. 보통 복수 드라마는 결말에 가해자가 모호한 참회를 하거나 피해자의 무지막지한 용서로 맥이 빠져 시청자들이 외면해 버리는데, 그간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영화나 드라마도 그와 유사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더 글로리는 학폭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주인공이 모든 것을 걸고,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아 피해자인 주인공의 계획대로 가해자들이 철저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전부를 걸고 복수를 계획해 온 주인공은 가해자의 수를 예상했었고, 이들이 궁지에 몰려 견고해 보였던 가해자들의 연대에도 균열이 생긴다. 결국 “이에는 이”로 철저하게 복수를 해줘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그래서 열광하는 것이다.
과거 정권 때 ‘화해와 용서’라는 명분으로 반대진영과 정적들을 포용했다. 하지만 용서받은 사람이나 세력이 참회와 반성을 했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오히려 잃어버린 몇 년 운운하며 마치 한풀이하듯 보복을 해댄다. 그런 농단은 우리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든다.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과거 용서를 빈 적도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는 세력이나 개인에게 화해와 용서는 얼마나 무모한 바보짓인지 말이다. 화해와 용서는 종교적 신념이고 선한 자끼리 연결되는 것이지, 악한 세력에게는 허용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나치 부역자를 완벽 청산해 국가를 바로 세웠던 프랑스,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에 통렬한 반성으로 다가갔던 독일, 지금 우리가 고통스러워하는 현실은 철저한 청산(복수?)을 하지 못한 크나큰 대가처럼, 최근 과거를 청산할 마음이 없는 영양가 없는 일본에게 뭔가를 주지 못해서 안달하는 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스라한 기억의 노래, 이광조가 리메이크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 원곡은 Alain Barriere(알랭 바리에르)의 Un Poete(엉 포에트)로 ‘시인’이라는 뜻. 바리에르가 직접 작사·작곡해 1968년 발표한 샹송. 70년대 배인숙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불러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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