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 Drama

할리우드 작가 파업

전쟁과 평화 2023. 6. 13. 11:54

 

현재 미국 영화, 미드 대본을 쓰는 할리우드 작가들이 파업 중이다. 여기에 주범은 인간 작가들을 착취하는 ‘넷플릭스’와 작가, 아니 인류 전체를 노예화하려는 Chat GPT와 같은 인공지능 ‘대화형 AI’. 여기에 강대한 적, 넷플릭스와 대화형 AI의 반격도 만만찮다.

 

작가 파업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것은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들이다. 이들 방송이 중단됐다. 매일 작가들이 대본을 써야 하는 일일 토크쇼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밖에 주요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들이 중단됐다. 그중 넷플릭스의 파업이 심하다. 그 원인이 워낙 복잡하고 광범위하여 긴 설명이 필요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를 하나의 제대로 된 ‘작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킬링타임용으로, 작품이 아닌 소모품으로 가치를 전락시키고 있어 당연히 작가들의 기여도를 크게 인정하지 않아서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파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넷플릭스 식으로 짧은 기간에 빨리빨리 쓰는 시스템이 계속될 경우, ‘넷플릭스’ 시대에 작가 생활을 시작한 신세대 작가들은 선배 작가들에 비해 돈도 덜 받고, 촬영 현장에서 직접 현장을 경험할 기회도 줄어들게 되며, 지속되면 결국, 젊은이들은 생계도 어렵고 일에서 보람도 크게 찾지 못하는 이 직업을 떠나게 될 것이다.

 

이들 작가 노조 시위대는 공사 헬멧과 작업용 장화 대신 멋진 선글라스와 팬시한 스카프를 착용하고 파업한다.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발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랬다. “작가 노조 파업을 와해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들을 멋진 스카프를 착용한 댄디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것이야. 그러면 사람들은 우리가 파업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글쓰기는 노동이 아니야. 예술은 노동이 아니야. 노동이란 육체적으로 일하는 것이고 하기 싫어하는 것이지. 하지만 예술이란 재미있는 거잖아. 그리고 할리우드 작가들은 돈 많이 받으며 스카프 착용한 멋쟁이들. 아주 쉬운 주장이고 반박하기도 어렵지.”

 

그러면 글쓰기는 노동인가? 물론 글쓰기에 근육은 필요 없지만 아주 힘든 노동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간임을 자각하며 바로 우리의 기억을 풀어내고, 대중문화를 규정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노동하는 작가들이다. 글쟁이는 노동자이고 글쓰기는 노동이며,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다. 따라서 작가들은 자기 글 값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예술로 돈 이야기하면 천박한 걸까? 예술가는 먹고사는 문제를 초월한 고귀한 존재라서 그런가?

 

반복하면, 글쓰기는 노동이고, 글쟁이는 노동자이다. 내 글을 팔려면 그 값은 정당한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길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전적이고도 틀에 박힌 노동의 이미지에 갇혀있으면, 이번 할리우드 작가 파업을 이해할 수 없다.

 

 

머리에 꽃을, 평화와 사랑으로, San Francisco(1967) 한글 자막 / Scott McKenzie

 

https://youtu.be/qGv-i_fi01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