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첨단 장비로 극 중에서 메시지를 늘 주고받는 장면이 많은데, 이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는 이상 과거 아날로그 방식으로 필름 카메라나 구식 테이프 레코더 · 종이 자료 등을 사용하였다면 관객들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거나 현실감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장치들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적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과연 디지털은 차갑다는 느낌일까?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마치 손의 일부처럼 항상 쥐고 뭔가를 하고 있어서 내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가 지금 읽고 있다는 것까지 인식한다. 바로 기계적인 차가움이 아니라, 분명 손의 일부가 되어 상대의 손을 잡은 것처럼, 물리적으로는 두 사람이 떨어져 있더라도 메시지를 통해 마치 바로 곁에 상대방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게 더 현실적이다.
첨단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기왕이면 더 많이 잘 사용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된다. 디지털이 피상적 차가움이라 단정 짓기 전에 과거 아날로그에서부터 이어진 연결고리의 현실적인 수단이 된 것뿐이다.
차갑거나 따스하거나 그것은 수단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를 떠나서 거기에 담는 내용이 아닐까?
Goodbye My Love(再见我的爱人) 한글자막 / 邓丽君(등려군), 영화 '첨밀밀' OST(1996)
☞ 1996년 영화 '첨밀밀'에서 첫 번째 이별 장면에 흘러나왔던 등려군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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