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하야오의 영화라 10년 만에 개봉하는 그의 신작이 난해하다는 소문이 있더라도, 하야오 애니메이션은 영화관에 가는 자체가 즐거움인데, 팬데믹이 끝나도 늘 텅텅 비어있던 영화관이 사람들로 가득 차 실로 오랜만의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오랜 시간 변함없이 '반전(反戰)‘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이룬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감독이 펼쳐낸 세상이 갈피를 잡을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러므로 신비주의 마케팅을 한 이유를 알겠다. 일종의 피해 가기로도 보였다. 이 영화가 일단 국내에선 거부감 드는 설정, 1938년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엄마를 잃은 주인공 ‘마히토’가 신비한 왜가리를 만나 벌어지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의 전쟁 과욕이나 잘못된 판단에 대한 표현은 배제한 채, 그 시기를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들의 이야기만을 담는다. 게다가 ‘마히토’의 아버지는 군수물자인 전투기를 생산하는 공장의 대표로 엄청난 부를 자랑하며 아들 교육에 힘쓴다.
전쟁은 단순한 배경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마히토’의 꿋꿋한 의지를 강조하는 전제가 된다. 그래서일까? 욱일하는 상징도 내 눈에는 보이는 것 같고, 작품의 이런 역사관은 국내 관객이 보기엔 큰 걸림돌로 보일 것 같다.
또 한편에서는 그럼에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역사를 총망라하면서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창작력을 끝까지 펼쳐낸다는 점에서 충분히 극장 관람의 가치가 있다는 사람도 많다. 특히 CG를 버리고 일일이 손으로 그린 화면의 시각적 쾌감은 미야자키 감독이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7년 넘게 매달린 결과에 충분히 값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례적으로 국내 마케팅 없이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압도적인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스튜디오 지브리 특유의 상상력은 훌륭하지만, 그에 대한 반감을 상쇄할 정도일지? 과연 한국인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주제가 地球儀(Spinning Globe) / 米津玄師(Yonetsu Gen-shi) 한글 자막
☞ 무려 4년 전부터 만들어 온 곡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米津玄師(Yonetsu Gen-shi)’에게 눈길을 주었고 이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주제가 담당에 관해 이야기가 오고 갔으며 5권 분량의 그림 콘티와 함께 미야자키 하야오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곡을 만들기 시작했었다고 한다. 이 곡인 地球儀(Spinning Globe)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위한 곡임과 동시에 지금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받아온 것을 돌려드리기 위한 노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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