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가 프랑스어로 기사를 임명할 때 주군 앞에 한 쪽 무릎을 꿇는 자세를 가리키는 '존경'을 의미하는 단어. 후에 유명작품에서 내용이나 형식을 따오는 것을 뜻하게 된다.
패러디는 타 작품을 모방하여 대부분 단순 풍자 혹은 개그 효과를 노리는 것. 그러나 오마주와 구분이 애매하거나 쉽지 않고 오마주도 단편적인 장면이 아닌 작품 전체에 걸쳐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에 표절과는 종이 한 장 차이라 명확히 구별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오마주 제작자가 원작에 대한 오마주라고 주장해도 원작자 쪽에서 자신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을 느끼지 못했을 시 표절 논쟁으로 번진다.
오마주를 하는 작가가 정말 공을 들여서 오마주를 빼더라도 작품의 완성도가 뒤지지 않도록 만든 다음에 고전명작 명장면을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다면 오마주이고, 오마주를 빼면 아무것도 안 남고 대충 만들어 고전명작을 참조한 장면들로만 주목을 받으려 한다면 표절.
정말 확실한 것은 원작자에게 작품인용 허락을 받았으면 오마주.
학계에서도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의 경우, 학문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작의 제목에서 단어를 살짝 바꾸거나 문장배열을 그대로 따옴으로써 해당 저서와 학자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영화도 오마주가 자연스럽게 혹은 의미 있게 나오고, 우선 영화 자체가 좋아야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자매 작품이 오마주가 넘쳐 나지만, 그 자체로 극찬을 받는 게 아니라 그런 요소들이 영화 속에 잘 녹아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거장'의 작품들, 이를테면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곡들과 스탠리 큐브릭,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들이 많은 오마주 대상이며 특히 구로사와는 동양인 감독으로 할리우드에서 수많은 오마주 대상이 된다.
어쩌면 한국 사회의 말 많은 표절이 과거 경직된 사회 속에서 밝히고 따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양심 없는 일부 식자들이 그대로 베끼는 표절만 난무했다. 즉 근거를 밝히지 않고 무식하게 해 먹었다.
모든 예술이나 학문은 그자체로만 있어왔던 것이 없다. 전임자의 업적을 인용하며 번역하고 베끼는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첨가하여 있어왔다. 여기에 합당한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
영화 ‘Kill Bill’ Them(2004),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유명 예능프로 ‘무릎팍도사’에서 action 장면에 나오는 시그널음악.
타란티노가 감독한 ‘Pulp Fiction’과 ‘Kill Bill’은 한국영화(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 +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 바치는 오마주이다. 물론 존경의 의미로 근거를 밝히고 오마주사용 허락을 받았다.
펄프픽션 국내 상영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
기존의 플롯 형태를 붕괴시킨 안티플롯(시간배열 뒤죽박죽)으로 유명한 이 영화 구조가 국내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탓이었는지, 지방의 한 영사기사가 필름을 받아보고는 "필름이 이상하게 편집돼서 왔다."고 생각하고 시간 순서대로 재편집해서 상영한 것이다. 역시 펄프픽션이 시대를 많이 앞서간 탓. 그런데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매우 재미있어 하며 그렇게 수정된 필름을 손에 넣고 싶어 안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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