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무거운 스토리가 싫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난해함만 가득한 영화는 아니고 상당한 스펙터클의 최근 흥행작이라 여러 언론 리뷰(비평하는 것)에서도 표현하지만, 보고나면 어찌됐던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영웅은 세계와 싸우면서 자신과도 싸운다. 이 영화는 시저(유인원, 주인공)가 유인원 집단을 이끄는 리더로 외면적 투쟁 못지않게 스스로가 내세웠던 신념이나 도덕적 원칙을 저버리고 광기와 강박에서 벌어지는 내면적 투쟁을 묘사한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지구 종말(아포칼립스) 장르에 속하는 SF이며 잘 만든 오마쥬.
영화 내내 자연스럽게 신화적인 필치와 서부극, 베트남전을 연상케 하며 '십계'처럼 시저는 동족을 이끌고 장정을 떠나지만 끝내 정착지에 이르지 못하는 모세처럼 고통 받는 장면 등, 가장 큰 밑그림이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이다.
맥컬러프 대령(이 영화의 또 다른 축으로 인간)은 '지옥의 묵시록' 커츠 대령을 본뜬 캐릭터로 전쟁 상황에서 병력을 규합해 작은 왕국을 건설한 전제군주처럼 행세하는데, 주인공 시저가 환상에 시달리는 대령을 찾아가 죽이려 하자 대령이 시저 앞에 자살하는 상황 역시 동일하다.
혹성탈출에서 어떤 사건에 의해 인간은 인간다움을 잃어가면서 퇴화하는 반면, 유인원들은 진화의 결과로 감정능력과 언어능력을 키워가며 인간의 퇴화와 유인원의 진화가 엇갈린다. 그래서 새롭게 도래할 문명이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틀을 갖출지를 유인원을 통해 흥미롭게 드러낸 수작이다. 다만 서두에 말했다시피 재미는 각자 몫인 것 같다.
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혹성탈출 종의 전쟁)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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