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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용) 사냥 학원

2024년은 용의 해이다. 용은 동양에서 절대적 존재인데 서양은 사냥도 가능한 좀 가벼운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중세에 “용을 보았다. 용이 어떻게 생겼다.”는 풍문이 전 유럽에 퍼져 그 소문 중엔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어 그 지역 영주가 막대한 용 사냥 현상금을 걸어, “용 사냥꾼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 용 사냥을 하면 계급도 높아진다”는 말도 있었다. 이에 기회 포착 유능한 누군가가 용 사냥 학원을 차렸는데, 제법 소문이 나서 많은 수강생이 몇 달을 기다려야 겨우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강의료도 제법 높았다. 용 사냥 강의는 1년여의 수강 기간으로 이곳을 졸업한 많은 이들이 가산을 탕진하며 많게는 10년씩 자신과 가문의 모든 걸 걸었는데, 용을 잡았다는 사람이 없어서 대부분은 자신이 용을 잡는 것..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24

가만히 누워있으면 시계 초침 소리에 사람들 생각이 떠올라. 하루 이틀 겪은 것도 아니지만, 예전 따뜻했던 밤들과 추억의 여행 보따리가 가슴속에 다 남아있는데, 가끔은 사람들도 나를 그려보겠지. 너무 멀리 와버려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어도, 듣지 못할 수 있고 그들은 서두르지 말라고 하겠지. 어쩌면 풀려버린 초침처럼 뒤처졌겠지만, 나 또한 누군가가 길을 잃었을 때,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내가 앞을 밝혀줄 것이고, 몇 번이고 당신이 넘어졌을 때 내 손을 잡기를. 내 사진이 바래져 버리고, 현실의 어둠이 더 깊어 잿빛으로 바뀌어 창밖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보면, 도둑맞아 버린 깊은 비밀들. 시간이 갈수록 멎어가는 내 두근거림. 하지만 길을 잃었을 때, 앞을 밝혀주며 자빠지고 지쳤을 때, 우리 모두 손을 잡..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2023

연말 연초가 되면 많이 쓰이는 문구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온다. 흔히 “옛것을 알아야 새것을 안다.”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조선의 정조는, 옛것과 새로운 것의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초학자들이나 하는 말이고, ‘옛것’을 익히다 보면 그 ‘옛것’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한다. 그런데 공자님의 뜻은 과연 그러할까. ‘온고이지신’에서 ‘옛것’의 의미로 ‘옛 고(古)’자가 아닌 ‘까닭 고(故)’이다. 즉 '까닭을 탐구하여 새로운 깨달음을 얻다'로 해석되는 게 맞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출신들이 신당을 꾸리는 중이다. 현재 있는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깨달음), 무었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온고(溫故)하지 못하여 지신(知新)하..

Woman & Word 2024.04.16